안녕하세요! 31개월 쌍둥이 남매와 강아지가 함께 성장하는 집에서 살아가는 전직 애견미용사입니다. 강아지를 쓰다듬다가 귀에서 쿰쿰한 냄새가 나거나, 아이가 뒷발로 귀를 계속 긁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강아지의 귀는 사람과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부위입니다.
특히 강아지 귀는 사람처럼 일자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L자형’ 구조로 꺾여 있습니다. 그래서 습기나 귀지가 안쪽에 쉽게 쌓이고 통풍이 잘되지 않아 세균이나 염증이 생기기 쉬운 환경입니다. 실제로 애견미용사로 일할 때도 피부 문제만큼 정말 자주 봤던 것이 바로 귓병이었습니다.
오늘은 집에서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귀 청소 방법과 초보 보호자분들이 꼭 알아두셔야 하는 관리 팁들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아기 강아지라면 첫 기억이 정말 중요합니다
만약 아직 어린 강아지를 키우고 계신다면 귀 청소는 특히 조심스럽게 접근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강아지에게 귀 청소나 미용은 평생 반복해야 하는 관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처음 경험이 너무 억압적이거나 무서운 기억으로 남게 되면 아이는 “귀 만지는 것 = 무서운 일”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실제로 미용샵에서도 귀 만지는 순간부터 몸을 떨거나 도망가려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어린 시절 강한 제압이나 무리한 관리 경험이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보 보호자분들이라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보다 귀 만지는 연습부터 천천히 적응시키는 걸 추천드립니다. 하루에 잠깐씩 귀를 만져주고 간식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연습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 한두 번은 전문가에게 맡기면서 아이가 관리받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귀가 덮인 견종은 귓병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저도 어쩌다 보니 푸들이나 몰티즈처럼 귀가 덮인 강아지들만 키우게 되었는데요. 이런 아이들은 귀가 서 있는 견종보다 통풍이 잘되지 않아 귓속이 쉽게 습해집니다.
특히 여름철이나 장마철에는 습기가 더 차기 쉬워서 냄새가 심해지거나 귀지가 늘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미용샵에서도 귀를 열어보자마자 냄새 때문에 바로 귓병을 의심할 수 있는 아이들이 꽤 많았습니다.
정상적인 귀 상태는 안쪽 피부가 연한 분홍빛에 가깝고 냄새가 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갈색 귀지가 많이 끼어 있거나 냄새가 심하고 아이가 계속 귀를 긁는다면 염증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귀가 덮인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귀 상태를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목욕 후나 비 오는 날 산책을 다녀온 뒤에는 귀 안쪽 습기를 더 신경 써서 확인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귓속 털도 굉장히 빨리 자라는 편인데요. 귓속 털을 오래 방치하면 통풍이 더 안 되고 습기가 차면서 염증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귓속 털을 정리할 때는 귀 전용 파우더를 먼저 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파우더가 기름기를 잡아주기 때문에 털이 미끄러지지 않아 훨씬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후 겸자를 이용해 한 번에 많이 뽑기보다 조금씩 천천히 정리해 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강아지 귀 청소, 면봉은 사용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분들이 귀 청소할 때 면봉을 사용하시는데요. 강아지 귓속은 피부가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면봉으로 자극하면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면봉은 귀지를 닦아내는 것 같지만 오히려 안쪽으로 밀어 넣는 경우가 많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귀 청소를 할 때는 먼저 귀 세정제를 충분히 넣어 귓속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세요. 세정제를 너무 적게 사용하면 안쪽 귀지가 제대로 불어나지 않아 오히려 닦아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다음 귀 아래쪽 연골 부분을 손으로 잡고 조물조물 마사지해 주세요. 마사지하다 보면 물 차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데, 그 과정에서 안쪽 귀지와 노폐물이 불어나게 됩니다.
보통 10~20초 정도 마사지한 뒤 강아지가 스스로 머리를 흔들도록 두시면 됩니다. 아이들이 머리를 “푸르르” 흔드는 이유가 바로 안쪽 이물질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서인데요. 이 과정이 끝난 뒤 겉으로 나온 귀지만 화장솜이나 탈지면으로 가볍게 닦아주시면 됩니다.
귀 청소를 너무 자주 하는 것도 좋지는 않습니다. 과도하게 세정하면 오히려 귀 안쪽 보호막이 약해져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냄새가 심하지 않고 상태가 깨끗하다면 주기적으로 상태만 확인해 주셔도 충분합니다.
사용한 도구 소독도 꼭 신경 써주세요
귀 청소 후에는 사용한 도구 관리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귓속 털을 정리할 때 사용한 겸자나 가위는 유분기와 귀지가 남아 있기 쉽습니다.
사용 후 그대로 보관하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알코올이나 전용 소독제를 이용해 깨끗하게 닦아 보관해 주세요. 화장솜이나 탈지면 역시 한 번 사용한 것은 바로 버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피부나 귀가 예민한 아이들은 작은 위생 차이에도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구 관리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강아지 귀 상태는 아이 컨디션과도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귀가 불편하면 잠을 설쳐 예민해지기도 하고, 평소보다 짜증이 많아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귀 청소를 단순 위생 관리보다는 아이 상태를 확인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귀 냄새가 달라지진 않았는지, 피부가 붉어지진 않았는지, 평소보다 예민해하지는 않는지 살펴보면서 작은 변화들을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보호자도 아이도 어색할 수 있지만, 억지로 하기보다 천천히 익숙해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알려드린 방법들이 집에서 아이 귀 건강을 관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