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목욕시키고 나면 대부분 샴푸를 잘했는지, 깨끗하게 씻겼는지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하지만 애견미용사인 저는 보호자분들에게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목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드라이입니다.
샴푸는 깨끗하게 씻어내기만 하면 되지만, 드라이는 피부 건강과 직결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털이 다 마른 것처럼 보여도 피부 가까이에 있는 속털이 젖어 있다면 각종 피부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미용을 하면서 피부가 좋지 않은 강아지들을 보면 제대로 말리지 못해 습기가 오래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털이 많거나 이중모인 견종은 겉털만 말라 보여도 피부는 축축한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강아지 드라이가 중요한 이유
드라이는 단순히 털을 말리는 과정이 아닙니다.
강아지의 피부 장벽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피부에 습기가 오래 남아 있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린 강아지나 노령견은 체온 변화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목욕 후 충분히 말려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겉털이 보송보송하니까 다 말랐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피부와 맞닿아 있는 속털입니다.
겉은 말랐는데 모근 주변이 축축한 상태라면 습기가 피부 안쪽에 갇혀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견미용실에서는 겉털보다 피부가 완전히 마른 상태인지 확인하면서 드라이를 진행합니다.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생길 수 있는 피부 질환
드라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양한 피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지간염입니다.
산책 후 발을 씻긴 뒤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발가락 사이가 붉어지고 강아지가 계속 핥거나 씹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털이 갈색으로 착색되기도 합니다.
겨드랑이와 다리 안쪽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는 급성 습성 피부염이 생기기 쉬운 곳입니다.
습기가 오래 남으면 진물이 나거나 화농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통증 때문에 만지는 것도 싫어할 수 있습니다.
귀도 주의해야 합니다.
목욕 후 귀 안쪽까지 습기가 남아 있으면 외이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귀에서 냄새가 나거나 계속 긁고 머리를 흔든다면 외이염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방치하면 중이염이나 내이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몸통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피부 가까이에 습기가 남으면 세균이 모낭으로 침투해 농피증이 발생할 수 있고, 곰팡이성 피부염은 원형 탈모나 비듬, 심한 가려움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피부 질환은 습한 환경에서 더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드라이를 꼼꼼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애견미용사가 알려주는 드라이 팁
드라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겉털이 아니라 속털과 모근까지 완전히 말리는 것입니다.
털을 손으로 갈라 가르마를 타듯 조금씩 나누어 말리면 바람이 피부까지 직접 닿아 훨씬 빠르고 꼼꼼하게 건조할 수 있습니다.
슬리커 브러시를 함께 사용하면 털을 역방향으로 세우면서 피부 가까이까지 바람을 넣을 수 있어 드라이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슬리커 브러시는 피부를 긁지 않도록 힘을 주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하나 많이 하는 실수가 드라이기를 한 곳에 오래 대는 것입니다.
뜨거운 바람을 계속 한 부위에 쐬면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드라이기는 계속 움직이면서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뜨거운 바람으로 빨리 말리려고 하지만, 사실 드라이에서 중요한 것은 온도보다 풍량입니다.
너무 뜨거운 바람보다는 미온풍으로 충분한 바람을 이용해 피부까지 말리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에는 냉풍으로 한 번 더 마무리하면 피부의 열감을 식혀주고 털을 자연스럽게 정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전에 목욕 방법에 대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목욕 전 빗질과 목욕 후 드라이가 미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욕 전에 충분히 빗질을 해야 엉킨 털이 풀리고 샴푸가 피부까지 잘 닿을 수 있으며, 목욕 후에는 피부까지 완전히 말려야 건강한 피부와 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좋은 샴푸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말리지 않는다면 그 효과를 충분히 얻기 어렵습니다.
애견미용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피부가 건강한 강아지들은 대부분 드라이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반대로 피부 질환으로 미용실을 찾는 아이들 중에는 겉털만 대충 말리고 끝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목욕은 한 달에 한두 번이지만 드라이는 그 한 번의 목욕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조금 더 시간을 들여 피부와 모근까지 완전히 건조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지간염이나 외이염, 농피증 같은 피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는 겉털만 보송한 것이 아니라 피부까지 완전히 말랐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