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링턴테리어는 흔히 '양을 닮은 강아지'라고 불립니다. 곱실거리는 털과 독특한 얼굴 때문에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견종이죠.
하지만 귀여운 외모만 보고 입양을 결정하기에는 알아야 할 점도 많은 강아지입니다.
저는 현재 2013년에 분양받은 베들링턴테리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느덧 14살이 넘은 노령견이 되었지만 여전히 저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아이가 처음 키운 베들링턴테리어는 아닙니다.
2008년에 처음 베들링턴테리어를 키웠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보가 많지 않았고 전문 브리더도 쉽게 찾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첫 번째 아이는 다섯 살도 되기 전에 유전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는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베들링턴테리어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견종의 역사와 성격은 물론이고 유전질환, 건강한 분양 방법까지 하나씩 알아봤고, 그렇게 충분히 준비한 뒤 다시 베들링턴테리어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실제로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베들링턴테리어의 매력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베들링턴테리어는 어떤 견종일까요?
베들링턴테리어는 영국 노섬벌랜드주의 베들링턴 지역에서 유래한 테리어 견종입니다.
원래는 토끼나 쥐 같은 소동물을 잡는 사냥견으로 활약했으며, 민첩성과 지구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겉모습은 양처럼 온순해 보이지만 테리어 특유의 활발함과 자신감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반려견으로 많이 키우지만 활동량이 적은 견종은 아니기 때문에 매일 산책과 놀이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베들링턴테리어의 매력
많은 분들이 외모 때문에 베들링턴테리어를 선택하지만, 저는 성격 때문에 이 견종을 좋아합니다.
사람을 정말 잘 따르고 보호자와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활동량도 많아 함께 산책하거나 놀아주는 시간을 즐기며, 보호자와 교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견종이라고 느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털 빠짐이 비교적 적다는 점입니다.
베들링턴테리어는 특유의 곱슬거리는 털 덕분에 집안에 털이 날리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물론 모든 강아지가 그렇듯 털갈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털 빠짐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견종입니다.
베들링턴테리어의 장점,단점
털이 적게 빠진다고 해서 관리가 쉬운 견종은 아닙니다.
오히려 베들링턴테리어는 꾸준한 브러싱이 꼭 필요합니다.
곱실거리는 털은 쉽게 엉킬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빗질을 해주지 않으면 털이 뭉치고 피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용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보통 6~8주에 한 번 정도 미용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베들링턴테리어 특유의 얼굴과 몸 라인은 대부분 가위컷으로 완성됩니다.
그래서 다른 견종보다 미용 비용이 높은 편입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 번 미용할 때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가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귀여운 외모만 보고 입양을 결정했다가 관리 비용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보호자도 적지 않습니다.
강아지 때문에 진로 변경
사실 제가 처음부터 애견미용사는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그러다 회사를 그만두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마침 지금 키우는 베들링턴테리어를 분양받은 지 1년도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이 아이를 제 손으로 예쁘게 관리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 마음이 계기가 되어 애견미용을 배우기 시작했고, 결국 애견미용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베들링턴테리어는 단순한 반려견이 아니라 제 인생의 방향까지 바꿔준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입양 전 꼭 확인해야 하는 유전질환
베들링턴테리어를 입양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구리중독증(Copper Toxicosis)입니다.
이 질환은 간에 구리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유전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모견의 유전자 검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아이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었기에 두 번째 아이를 맞이할 때는 전문 브리더를 찾아 부모견의 건강 상태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모든 베들링턴테리어가 이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견종에서 알려진 유전질환인 만큼 입양 전 확인은 꼭 필요합니다.
어떤 보호자에게 잘 맞을까요?
베들링턴테리어는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잘 어울립니다.
- 매일 산책과 놀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분
- 정기적인 미용과 브러싱이 가능한 분
- 털 빠짐이 비교적 적은 견종을 원하는 분
- 보호자와 교감이 많은 견종을 원하는 분
반대로 운동이나 미용 관리가 어렵거나 유지 비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아지는 짧게 함께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10년, 길게는 15년 이상 함께 살아갈 가족인 만큼 외모보다 생활환경과 관리 가능 여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베들링턴테리어는 독특한 외모 때문에 처음에는 관심을 갖게 되는 견종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살아보니 진짜 매력은 외모보다 성격에 있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보호자와의 교감을 즐기며,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더욱 정이 가는 강아지였습니다.
물론 꾸준한 미용과 브러싱, 관리 비용, 그리고 유전질환에 대한 이해는 꼭 필요합니다.
저 역시 첫 번째 아이를 떠나보내는 아픈 경험을 했고, 그 경험 덕분에 두 번째 아이를 맞이할 때는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신중하게 준비했습니다.
베들링턴테리어를 가족으로 맞이할 계획이라면 귀여운 외모만 보기보다 견종의 특성과 건강, 그리고 앞으로 함께할 긴 시간을 충분히 생각한 뒤 결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