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1개월 쌍둥이 남매를 키우며 14살 노견과 함께 살고 있는 전직 애견미용사 엄마입니다.
애견미용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사진 보여드릴게요. 이렇게 해주세요."
보호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요청입니다. 인터넷이나 SNS를 보다 보면 너무 예쁘게 미용된 강아지들이 많고, 우리 아이도 그렇게 예쁘게 변신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죠.
하지만 미용사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같은 사진을 보여주셔도 결과가 똑같이 나오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보호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왜 사진과 실제 미용 결과가 다를까?"에 대해 현장에서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같은 견종이어도 모두 다른 강아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같은 품종이면 비슷한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도 같은 헤어스타일 사진을 들고 미용실에 가더라도 얼굴형과 머리숱, 모발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듯 강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몰티즈라도 눈의 위치와 크기, 코의 길이, 머즐의 길이, 귀의 위치가 모두 다릅니다.
푸들이나 비숑 역시 털의 양과 굵기, 곱슬 정도가 다르고 다리 비율이나 얼굴형도 제각각입니다.
특히 미용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털의 양과 모질입니다.
실제로 미용실에서는 풍성한 털을 가진 비숑의 사진을 보여주시며 동그랗고 빵빵한 하이바 스타일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살펴보면 털 길이가 짧거나 털량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털 자체가 얇고 힘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미용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진과 완전히 똑같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털이 없는 곳에 털을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호자분들이 보시는 "예쁜 사진"은 참고 자료일 뿐, 우리 아이의 조건에 맞춰 재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털 상태가 미용 결과를 결정합니다
같은 강아지라도 그날의 털 상태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분들은 종종 풍성한 가위컷을 원하시지만 실제로는 털이 심하게 엉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겨드랑이, 귀 뒤, 목줄 아래, 다리 안쪽처럼 마찰이 많은 부위는 생각보다 쉽게 엉킵니다.
이 상태에서 예쁜 디자인만 생각하며 억지로 빗질을 진행하면 강아지에게 큰 통증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용사는 항상 디자인보다 아이의 컨디션을 먼저 고려합니다.
가위컷을 원하셨더라도 엉킴이 심하다면 클리퍼를 이용한 스포팅 작업으로 몸길이를 짧게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강아지가 아프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요크셔테리어처럼 긴 털이 매력인 견종도 마찬가지입니다.
롱코트를 원하시는 보호자분들이 많지만 매일 빗질과 관리가 어려운 환경이라면 결국 털이 엉키고 뭉쳐 원하는 스타일을 유지하기 힘들어집니다.
미용사는 단순히 사진을 따라 자르는 사람이 아니라 현재 털 상태를 보고 가장 현실적인 방향을 제안하는 사람입니다.
미용사가 가장 난감한 순간도 있습니다
사실 미용사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보호자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차이가 클 때입니다.
저 역시 미용사로 일하면서 이런 상황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예를 들어 털이 짧고 털량이 부족한 아이가 풍성한 비숑 하이바 사진을 들고 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보호자분은 당연히 그 사진 같은 결과를 기대하고 오셨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 털 길이로는 동그란 하이바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몇 달 동안 털을 더 길러야 가능할 수도 있고, 아이의 모질 특성상 아예 같은 느낌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호자분께 단호하게 "안 됩니다"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기대하고 오신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미용사들은 현재 상태에서 가능한 최선의 방향을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관리를 하면 원하는 스타일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상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보호자와 미용사가 충분히 소통할수록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발 미용에서 가장 많이 의견이 갈립니다
현장에서 보호자와 가장 자주 의견이 갈리는 부분 중 하나는 발 미용입니다.
특히 생활 편의를 위해 이른바 '닭발 미용'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등과 발바닥 털을 최대한 짧게 밀어 관리하기 쉽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확실히 집에서는 편리합니다.
산책 후 발을 닦기도 쉽고 털에 이물질이 덜 묻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강아지에게 무조건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실제로 발바닥 패드 사이가 붉게 변해 있거나 습진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미 피부가 예민한 상태인데 너무 짧게 밀어버리면 클리퍼 자극이 직접 피부에 전달될 수 있습니다.
미용 후 발을 계속 핥거나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의 피부 상태를 보고 길이를 조금 남겨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호자 입장에서는 더 짧게 밀어달라고 요청하시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미용사로서 고민이 많아집니다.
예쁜 스타일과 관리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강아지의 피부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보호자분들은 종종 미용 후 결과를 보며 사진과 다르다고 아쉬워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용사의 목표는 사진을 복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가진 얼굴형과 털의 특성, 생활환경과 관리 수준까지 고려해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주는 것이 진짜 미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같은 견종이라도 미용 결과는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똑같지 않기 때문에 우리 아이만의 매력이 살아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14년 동안 한 아이를 키우며 느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쁜 스타일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지만, 우리 아이에게 편안하고 건강한 미용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혹시 다음에 미용실을 방문하신다면 사진만 보여주시기보다 "관리하기 편했으면 좋겠어요", "눈이 잘 보였으면 좋겠어요", "얼굴을 동그랗게 살리고 싶어요"처럼 원하는 방향을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아마 미용사도 훨씬 정확하게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진 속 강아지를 따라가는 것보다 우리 아이만의 매력을 찾아주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애견미용입니다.